여야가 이번 주 국정감사의 화약고로 떠오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에서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의 위법성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대통령실 문자 보고’와 관련한 감사원 독립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유 사무총장은 “감사의 적법성과 대통령실과의 소통 모두 문제없다”고 반박했고 국민의힘도 적극 엄호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감은 오전부터 감사위원의 배석 여부 등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기 싸움 속에 파행을 거듭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에 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드려서 송구스럽다”면서도 “(문자 내용이) 방송에 안 나왔지만 전날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었다. 소통은 정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 수석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관련 보도에 대해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라고 문자를 보낸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하명 감사’ 의혹이 일었다.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서 민주당은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유착 의혹을 파고들었다.
김의겸 의원은 유 사무총장에게 “(문자에서) ‘또’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수석과) 처음 소통한 게 맞느냐”고 몰아세웠다.
유 사무총장은 “이 수석이 언론보도를 보고 사실관계를 물어왔을 뿐”이라며 사적 친분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언론이) 이틀 연속 오보를 지르는데 (감사원 상황이) 안 궁금하겠나”라며 “그분(이 수석)은 정책 전문가고 저는 사정 전문가다. 무슨 할 말이 많겠냐”고 반문했다.
유 사무총장은 “(5일) 이전에도 이 수석에게 문자 보낸 적 있냐”는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 의원이 “답변을 거부하려면 법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거듭 압박했지만 유 사무총장은 “기억도 흐릿하고”라면서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계획이 감사원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진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격을 퍼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개시 권한은 감사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아니라 감사원장에게 있다고 보고 줄곧 그렇게 운영해 왔다”고 해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전 정부 5년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감사가 이뤄진 것이 102건”이라며 “민주당 논리에 의하면 이게 다 무효냐”고 따졌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감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4억원 경비가 예비비로 단 사흘 만에 편성됐다.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한 번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여사 관련 감사가 이뤄질 경우 신구 권력 간 충돌이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