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드라마 ‘욘더’ 선보이는 이준익 감독 “SF물이지만 지독한 심리극”

입력 2022-10-11 18:00
11일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정진영, 이준익 감독, 한지민, 신하균(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티빙 제공

아내 이후(한지민)가 죽은 후 일상이 무너진 재현(신하균)에게 어느날 메시지가 도착한다. 이후에게서 온 것이다. 아내는 ‘욘더’로 오면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곳은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미지의 공간에 들어선 다양한 군상을 통해 드라마는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자산어보’ ‘사도’ ‘왕의 남자’ ‘황산벌’ 등의 영화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를 선보인다. 오는 14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죽은 이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11일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신하균(왼쪽)과 한지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티빙 제공

11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 감독은 “소설을 보고 그 세계관에 반했지만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가 실패했다. 그간 시대극을 많이 찍어왔기에 가까운 미래의 세계를 그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마침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나와서 시리즈물로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SF물이자 멜로극이다. 이 감독은 “‘욘더’는 메타버스라고 일컫는 가상세계에 명명된 이름이다. 하지만 공간은 설정일 뿐이고, 영화적 기교보다 인물의 감정을 충실히 전달하는 쪽으로 연출했다”며 “대부분의 SF물은 상황극이지만 ‘욘더’는 지독한 심리극이기에 주인공의 내면을 침착하게 따라갈 때만 작품에 깊숙히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욘더'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한지민(왼쪽)과 신하균. 티빙 제공

신하균과 한지민은 지난 2003년 드라마 ‘좋은 사람’ 이후 19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정진영, 이정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기대된다.

아내의 죽음 후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 역을 맡은 신하균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야기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고 죽음에 대한 해석이 새로웠다. 이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며 “관객들이 ‘욘더’로 향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야한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표현이 많은 인물이 아니지만 섬세한 감정 변화에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지의 공간 '욘더'를 설계한 닥터K 역을 맡은 배우 정진영. 티빙 제공

한지민은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은 대부분 자기 감정을 주도적으로 연기하면 됐지만 ‘욘더’는 시청자들이 재현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는 작품이다. 이후의 감정을 표출하기보다 재현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며 “상상으로만 그려진 세계에 있는 인물을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욘더’를 설계한 과학자 닥터K를 연기한 정진영은 “닥터K는 죽음 너머로 사랑이 이어지게 만드는 장을 만드는 인물. 신비로움을 뿜어내는 캐릭터”라며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SF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욘더'의 관리자 세이렌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정은. 티빙 제공

작품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지난 6일 극장에서 처음 관객들을 만났다. 티빙과 미국 파라마운트플러스의 첫 번째 공동투자작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