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발언’ 논란 정진석 “친일 프레임 씌우려 난리”

입력 2022-10-11 16:27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자신의 발언에 둘러싼 ‘친일 논란’이 거세지자 “북한이 전술핵 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또 친일 프레임 씌우겠다고 난리다. 가소로운 얘기”라며 반발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지 말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내가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썼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고 썼다”며 “전쟁 한 번 못 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군이 동학농민 혁명군 10만여명을 학살한 곳이 바로 내 고향 공주의 우금치다”라며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한 학살과 침탈을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이 나다”라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 본 것”이라며 “이런 얘기했다고 나를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 기가 막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왕조의 대한민국 핵위협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인민을 압살하고 있는 독재자의 추종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한·미·일 동해 합동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로 규정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정 비대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적어 ‘친일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정 비대위원장이 식민사관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그런 주장들을 여당 대표 입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직격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집권 여당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당내 비판도 있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며 정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