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가 11일 오전 여야의 극한대립으로 개의한 지 9분 만에 중지됐다.
이날 국감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간 문자 메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시도를 둘러싸고 여야의 최대 격전지로 지목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 하명 감사 의혹’ ‘대감(대통령실·감사원) 게이트’라며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했기에 장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개의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9분가량 늦게 회의가 시작됐고 직후부터 언쟁이 시작됐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감사원 업무보고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부터 요구했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 의원이 “업무보고 이전에 원활한 의사진행 발언을 위해 드릴 말씀이 있다”고 입을 열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업무보고 받고 나서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기자회견 때 (하실 말씀은) 다 하지 않았나”라고 항의했다.
김 위원장도 가세해 “업무보고를 하고 나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것과 (의사진행 발언을 먼저 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업무보고부터 받겠다”고 기 의원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기 의원은 “차이가 없으면 야당 간사 발언을 못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항의하며 날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승원·김남국 의원이 발언권을 얻지 않고 항의하자 김 위원장이 저지에 나섰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조수진 의원이 말할 땐 가만히 있으시더니”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말싸움이 계속되자 결국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 발언부터 할지를 놓고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9분 만에 감사중지를 선포했다.
이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그럴 줄 알았다. 어떻게 한 치의 오차도 안 벗어나느냐. 착하게 좀 살라”라고 힐난했다. 곧바로 김 위원장이 “박범계 의원은 체면 좀 차리라”고 맞받아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결국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만 국감장에 착석해 있는 채로 여야 의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여야 간사 협의 후 감사는 20여분 만에 재개됐지만 민주당의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출석 요구 등을 국민의힘이 강경히 반대하면서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