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적자 327억 달러…반도체·대중 수출 ‘먹구름’

입력 2022-10-11 12:00
부산 남구 신선대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327억1400만 달러로 무역수지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겼다.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에서도 주요 에너지원 수입은 이어지고 있어 경제 상황을 비관하기만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117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였던 1996년(206억24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추세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수입액 감소 폭이 크지 않아 경제 위기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원유 등 에너지를 수입해서 경제가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반도체와 대중 수출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에서도 대외 여건 약화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는 부정적 진단을 내놨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반도체가 1년 전보다 20.6%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로 지난달까지 반도체 수출은 2개월 연속 줄었다. 석유제품(-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자동차부품(-14.1%)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수입액은 이달 1~10일 156억2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줄었다. 주요 품목별로는 원유(7.6%), 무선통신기기(39.1%), 반도체 제조장비(19.8%), 석탄(10.4%) 등의 수입액이 늘었고, 가스(-16.1%), 석유제품(-14.3%), 기계류(-9.5%) 등은 감소했다. 3대 에너지원(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3.4% 줄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대만(-37.6%) 등에서도 수출액이 줄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