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제 듣지 않는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주의해야

입력 2022-10-11 10:54 수정 2022-10-11 10:55
국민일보DB


10여년 전부터 소아 연령대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내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아 연령에서 가장 흔한 세균성 폐렴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3~7년 주기로 유행하며 지역사회 폐렴의 최대 40%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1차 항균제인 ‘마이크로라이드’를 투약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는데, 2011년 이후 이 약제에 듣지 않는 이른바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균제가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무기폐(폐가 쪼그라듦), 흉막삼출(흉막에서 체액이 나오며 숨이 차는 병), 기흉 같은 다양한 폐 합병증은 물론, 스티븐-존슨 증후군, 수막뇌염, 심근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 발생을 증가시키고 직간접적 의료 비용 증가로 이어져 보건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은 지난 20년간(2000-2019년) 연구된 총 2만7408개 샘플(선행 연구 153여개)을 바탕으로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비율을 조사하는 메타(문헌 고찰)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중 마이크로라이드에 내성 비율은 세계적으로 2000년 18.2%에서 2010년 41.0%, 2019년 76.5%로 지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태평양 지역의 내성 비율이 전체 기간 평균 53.4%로, 동남아시아(9.8%)나 아메리카지역(8.4%)보다 월등히 높았다. 서태평양 지역 내에서는 중국과 일본, 대만, 한국 순으로 항균제 내성 비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또 이런 현상이 ‘A2063G’로 불리는 변이와 가장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비롯해 성인보다는 소아 연령대에서 더 흔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김경훈 교수는 11일 “수많은 선행 논문들을 통합해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생소한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발병 추세와 그 위험도를 알리는 연구로서 의미가 깊다”면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교훈 삼아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사전에 마련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