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악역도 마다하지 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십도 있는 제대로 된 당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적었다.
홍 시장이 말하는 ‘배신 경력’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대구·경북 지역과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대선 경선과 경기지사 경선에서 당원들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홍 시장은 또 “이미지 정치는 정치판을 희화화하고 겉멋에만 치중하여 국민들을 현혹하는 역기능만 초래한다”며 “대여 투쟁을 하는 야당이 연단에 레드카펫을 깔고 아카데미 시상하듯 등장하여 쇼를 할 때 그곳은 이미 야당 투쟁 장소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절박함도 없었고 애절함도 없이 오로지 이미지 정치에만 치중한 결과 그때 우리는 (21대) 총선 참패를 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다음 총선을 앞둔 우리 당의 당 지도부는 나라의 명운을 건 중차대한 지도부다”면서 “또다시 우리 당에 이미지 정치가 부활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이미지 정치의 결말이 어떠했나”라면서 “바람 앞에 수양버들 같은 흐물거리는 리더십으로 어떻게 독하디독한 이재명 야당을 돌파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재차 “더 이상 이미지 정치에 매몰된 사람이 당을 맡아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권 주자로 손꼽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최근 홍 시장은 유 전 의원과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두고 “대통령실과 당이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과하라” 등의 발언을 하자 “‘박근혜 탄핵’ 전야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또한 홍 시장은 유 전 의원을 향해 “우리 내부를 흔드는, 탄핵 때 같은 세력이 또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라면서 보수층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을 재차 부각하기도 했다.
이러한 홍 시장의 계속되는 저격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유 전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의 말 바꾸기’라는 제목의 한국일보 칼럼을 공유하며 이에 응수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