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정부 발전소는 늘렸지만…송·변전 인프라 미비로 줄줄 샌 전력

입력 2022-10-11 06:00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 노용호 의원실 제공

문재인정부에서 9만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가 새로 지어졌지만 송전선로나 변전소 준공이 줄줄이 미뤄지면서 전력 낭비가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도 이를 각 가정이나 산업체로 운반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해 전력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새로 지어진 태양광 발전소는 9만6639개에 달한다. 발전규모로 따지면 1만6004메가와트(MW)다. 같은 기간 건설된 원자력(1400MW), 석탄(8398MW), 액화천연가스(8398MW), 풍력 (795MW)에 비해 규모가 크다.

문재인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생산된 전기를 각 가정이나 기업, 관공서로 운반하는 송전선로와 변전소 신규 건설은 발전소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송전선로 준공시기. 노용호의원실 제공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18년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건설이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11개 구간의 송전선로 공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동해안-신가평’ 구간 송전선로는 당초 지난해 12월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2025년 6월로 건설 완료 시점이 연기됐다. ‘북당진-신탕정’ 구간의 경우 2018년 12월에서 2024년 6월로 준공이 미뤄졌다.

‘당진화력발전소-신송산’ 구간 송전선로는 2021년 6월 공사를 마치고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2027년 12월로 무려 6년 넘게 준공 시점이 늦춰졌다.

발전소 생산 전력을 수요자에게 보내기 위해 전압이나 전류의 성질을 바꿔주는 변전소 건설도 비슷한 상황이다. 21개 변전소 준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4년 10월 준공될 예정이던 신강원 변전소는 2026년 10월에야 건설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신시화 변전소는 2020년 4월에서 2023년 6월로 준공이 미뤄졌고, 신정읍 변전소도 내년 10월에서 2026년 12월로 공사 완료 시점이 연기됐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 노용호 의원실 제공

전력을 운반할 통로가 막히면서 송전에 제약이 걸린 발전소가 100% 효율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발전 도중 전기 생산을 중단하는 ’출력제어’ 명령도 빈번하게 내려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 태양광·풍력 발전소의 경우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총 84차례 출력제어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1만4317MHh 규모의 전력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인 가구 4만 세대 이상이 한달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이 송전선로와 변전소 부족으로 낭비된 것이다.

주요 변전소 준공시기. 노용호의원실 제공

노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9만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가 신규 건설됐지만 주요 송전, 배전 설비가 적기에 건설되지 않아 전국 곳곳에서 전력 낭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 당국은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에 속도를 내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