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정부 때 靑파견 감사원 직원, 박근혜정부의 1.5배

입력 2022-10-11 05:00 수정 2022-10-11 05:00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때 감사원에서 청와대로 파견된 감사원 직원 수가 박근혜정부 때보다 평균 1.5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 파견된 감사원 직원 중에는 민정라인에서 근무하다 다시 감사원으로 복귀해 요직을 맡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윤석열정부는 대통령실 파견 감사원 직원 수를 급격히 줄였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감사원의 독립성 침해는 현 정부가 아니라 문재인정부 때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간 문자메시지 노출 사건을 가리켜 감사원의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주장한 데 대한 역공인 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사원 직원의 대통령비서실 파견 현황’(2013년 1월~2022년 8월)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 시기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된 감사원 직원은 7~12명 수준으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근혜정부 때 4~8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1.5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집권 기간 동안 청와대에 파견된 감사원 직원 총수를 비교하면 문재인정부는 25명, 박근혜정부는 19명이었다.

특히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정권 교체 직전인 올해 4월까지 1년4개월 동안 12명의 감사원 인력을 청와대로 파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문재인정부가 정권 말 감사원에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또 청와대에 파견된 감사원 인력이 민정라인에서 활동한 뒤 감사원으로 복귀해 요직을 맡았던 사례도 문제 삼고 있다. 청와대 코드에 맞는 인사를 감사원에 꽂아 넣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17년 당시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했던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은 2018년 감사원에 사무총장으로 복귀했고, 2020년엔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 민정수석이 됐다.

이남구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은 2020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뒤 올해 초 감사원으로 복귀하면서 지난 4월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장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감사원에서 감사 인력을 대폭 파견받아 지난 정부 보복이나 청와대 코드 감사, 정치 감사에 이용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감사원의 감사권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정부는 감사원 직원의 대통령실 파견을 줄이고 있다.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감사원 직원은 3명이다. 2명은 총무비서관실에서 계약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고, 1명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공직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등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에 맞춰 기관·부처 파견 인원을 대폭 줄인 데 따른 것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