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가처분 리스크’가 해소되자 차기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고 있다. 현재 당권 주자로는 조경태·김기현·안철수 의원(선수 순)이 거론되며, 원외에서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권 주자들은 내년 2월 전후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김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 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대표는) 차기 대선 불출마를 포함한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며 “자칭타칭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 7일에도 안 의원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했던 분으로 우리 당의 당적은 아직 잉크도 채 안 말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의원은 9일 MBN 인터뷰에서 “당에서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당대표에 당선되면 공천을 줘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며 “저는 그런 (공천을 줘야 할) 부담이 없다”고 맞받았다.
원외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슬슬 당권 경쟁이 시작되나 보다.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며 흔들어 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의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결정을 두고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고 따졌던 것을 나 전 의원이 비판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또 유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자신이 7주째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과 관련해 “해당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라며 “여론조사는 참 많은 함정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여론조사 응답자들 사이에서 유 전 의원 지지도가 높게 나온다는 ‘역선택’ 현상을 언급한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조 의원은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등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달 말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