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생산 차질에 철강업계 ‘먹구름’

입력 2022-10-10 17:20 수정 2022-10-10 20:55
지난달 포항제철소 3전기강판공장 정상화 후 생산한 첫 전기강판 제품.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와 현대제철 노조의 게릴라 파업으로 철강업계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증가세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에 더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틈새 공격’으로 철강업계의 하반기 경영 전망은 한층 어두워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산 후판의 누적 수입량은 58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 증가했다. 올해 일본산 후판 수입량은 81만7000t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78.9% 늘어난 수치다. 후판은 선박, 교량 등의 대형 구조물에 쓰인다.

이는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 잇달아 수주를 달성하는 등 산업계 후판 수요가 늘면서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75%가량을 수주할 만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생산 비용 확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침수 피해,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의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2·3후판공장을 이달 중으로 복구할 예정이나, 1후판공장은 연내 복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의 게릴라식 파업도 철강재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노사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기 어려운 탓에 파업 종료 시점은 불투명하다. 철강업계의 생산 차질 우려에 따라 실제로 후판 유통시장에서 호가도 오르는 추세다.

산업계에서는 시장에 남은 재고가 2~3개월치에 해당해 수요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포항제철소 복구 등이 늦어지면 공급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포항제철소의 후판 생산량은 연간 최대 300~350만t 규모에 이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연간 250만t의 후판을 생산한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상황이 겹치면서 철강업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이다. 철광석, 유연탄 같은 주요 원재료나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철스크랩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환율이 연일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철강업계와 조선사들이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에 돌입했지만, 철강업계 생산 차질 등으로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철강재 수입 증가가 국내 업계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9월 국내 수입된 대부분의 후판 물량은 7~8월 계약분으로서 포스코 침수 발생 이전 계약된 물량인 만큼 수해와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면서 “조선 3사가 포항제철소 수해 이전엔 계약 물량을 이월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던 만큼 후판 수급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