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일가족 중독’ 합동감식 “보일러 연통, 그을음으로 막혀”

입력 2022-10-10 16:04 수정 2022-10-10 16:07
전북 무주서 '일산화가스 중독 추정' 사고로 숨진 사건에 대해 10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가족 6명이 가스중독으로 숨지거나 다친 전북 무주군 한 단독주택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힌 정황을 10일 현장 감식을 통해 확인했다. 보일러 연소과정에서 쌓인 타르로 배기구가 막히자 일산화탄소(CO)가 집 안으로 들어온 배기구를 타고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함께 2시간에 걸쳐 사고가 난 주택에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사망자가 발견된 장소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주택 내부에 설치된 보일러에서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힌 것을 밝혀냈다.

이 이물질은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지속해서 쌓인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구가 막혀 있어서 일산화탄소 일부가 주택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가족들이 모처럼 모였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보일러를 틀었던 것 같다”며 “현재까지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구체적 경위를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전날 오후 4시 54분쯤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노모 A씨(84)와 작은딸(42), 큰 사위(64), 작은 사위(49), 큰 손녀딸(33) 등 5명이 숨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이 발견됐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큰딸(57)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거실에 3명, 방에 2명이 쓰러져 있었다. 집 안엔 가스냄새가 가득했고 주택의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지난 8일 A씨 생일을 기념해서 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일은 다음 주였으나 사흘간의 연휴를 맞아 미리 시골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8일 밤에서 9일 오전 사이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이 명백한 만큼 유족 요청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