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TV 플랫폼 ‘타이젠’이 다른 회사 TV에도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글로벌 TV 플랫폼으로 확장해 스마트TV 플랫폼 분야에서 1위 자리를 굳건하게 만들 방침이다.
TV가 ‘미디어 허브’ 역할을 하게 되면서 운영체제(OS)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TV가 단순히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게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성이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TV에도 최적화 된 OS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호주 기업 템포에서 타이젠을 적용한 TV를 지난달 말에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자체 TV 플랫폼인 타이젠이 다른 업체 TV에 탑재되기는 처음이다.
템포의 TV로도 삼성전자 TV처럼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삼성 TV 플러스’, 선호하는 콘텐츠를 찾도록 도와주는 ‘유니버셜 가이드’, 건강관리와 맞춤형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삼성 헬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도 TV에서 바로 볼 수 있다.
다른 업체들도 타이젠 플랫폼에 눈길을 주고 있다. 튀르키예 아트마차, 중국 HKC 등도 이달 중으로 타이젠을 적용한 TV를 유럽 튀르키예 등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고 타이젠 TV 라이센싱 프로그램을 발표했었다. 1년 만에 본격적으로 TV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시작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TV 플랫폼 시장에서 타이젠은 1위(점유율 12.7%)다. 2위는 LG전자의 웹OS(7.3%)이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아마존 파이어OS, 로쿠TV 등이 뒤를 잇는다.
전 세계 TV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로서는 타이젠 확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TV 생태계 1위 자리를 단단하게 할 수 있다. 스마트TV 기능이 필요하지만 개발 여력이 없는 업체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타이젠을 탑재한 삼성 스마트TV는 200여개 국가의 소비자 약 2억명이 사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적용한 다른 업체들의 스마트TV 출시를 위해 콘텐츠·TV 업체는 물론 시스템온칩(SoC)·보드업체 등과 협력해 왔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용재 부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타이젠 TV를 시작으로 더 많은 국가와 브랜드, 제품에 타이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