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손톱 13m 기른 여성… 사연 들으니 눈물 ‘주룩’

입력 2022-10-10 04:29 수정 2022-10-10 06:29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다이애나 암스트롱. 기네스 월드 레코드

10개 손톱을 모두 합친 길이만 1306.58㎝.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여성이 남긴 기록이다. ‘굳이 왜?’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이 기록의 뒤에는 사실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다이애나 암스트롱(64)은 올해 3월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을 가진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는 1997년 마지막으로 손톱을 자른 뒤 지금까지 손톱을 자르지 않았다. 무려 25년 동안 단 한 번도 손톱을 자르지 않은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다이애나 암스트롱이 식사를 하는 모습. 기네스 월드 레코드

기네스 측에 따르면 다이애나는 이전 세계 기록 보유자인 아이아나 윌리엄스가 지난해 4월 손톱을 자르면서 그다음 최고 기록자가 됐다.

다이애나의 손톱 관리에는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약 20병의 매니큐어가 필요하다. 손질에는 목공 도구가 필요하다. 그의 손톱을 유지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불편은 한둘이 아니다. 다이애나는 “만약 돈이 바닥에 떨어지면 나는 지폐만 주울 수 있다. 동전은 힘들다. 긴 손톱을 지닌 채 일상을 보내기 위해 남들보다 더 넓은 화장실을 가고, 자동차에 탈 때는 손을 내밀고 타야 한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다이애나 암스트롱. 기네스 월드 레코드

형형색색으로 칠해진 손톱은 한눈에 봐도 거대한 크기다. 움직임조차 불편해 보이지만 다이애나는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게 식사하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본다. 물론 지퍼 달린 옷을 입지 못하고 자동차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타야 한다는 고충도 있다.

다이애나의 ‘기행’(奇行)은 왜 생긴 걸까. 그는 기네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한 번도 꺼낸 적 없던 얘기를 했다. 그는 1997년 마지막으로 손톱을 잘랐던 그해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다이애나는 16살 딸 라티샤를 잃었다. 평소 앓던 천식이 발작 증상으로 이어져 사랑하는 딸이 밤사이 갑자기 숨졌던 것이다.

다이애나는 “딸이 숨지기 전날 내 손톱을 손질해주고 매니큐어를 발라줬다”며 “딸이 떠난 후 다시는 손톱을 자르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톱을 볼 때마다 딸이 떠올랐고, 내 손톱을 자른 마지막 사람이 딸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자녀들이 내 손톱을 부끄러워하며 제발 자르라고 부탁했지만 나는 이 사실을 말한 적이 없었다. 마침내 진짜 이유를 고백하자 아이들은 나를 이해했다”며 “기네스북에 오른 걸 알면 라티샤도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기네스 측은 “기록 뒤에 숨겨진 다이애나의 사연이 가슴 아프다”며 “그에게 가족이란 모든 것을 의미하며 주위에 도움을 주는 인연이 많은 것도 큰 행운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