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차기 당권 도전 시사? ‘뭘 망설이나’ 글 공유

입력 2022-10-09 17:52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SNS에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글을 연속으로 공유했다. 게시한 글에는 최근 실시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7주 연속 선두를 달렸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 관련 기사를 올렸다. 그는 이 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또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대목을 별도로 인용해 붙여넣었다.

인용 문구에는 ‘유 전 의원이 전통 보수 지지층이 밀집해 있는 TK 거주 응답자 사이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건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적혀 있다.

유 전 의원은 또 이날 한 주간지가 실은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을 때, 유승민’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칼럼은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은 이들이 유승민을 떠올린다. 유승민은 여기에 ‘호응’할 수 있을까”라면서 유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주목했다.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 기사와 이 칼럼과 관련해 별도의 논평을 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당 글들을 공유한 것 자체만으로 내용에 동의하고 호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등을 겨냥해 잇따라 쓴소리를 해왔다. 특히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7일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추가 징계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선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 아닌가. 양두구육이 징계 사유라면 ‘이xx들’, ‘x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나”라고 적기도 했다.

이미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은) 지난번 경기지사 경선 때 (책임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50대 50 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은혜 당시 후보에게) 졌다”면서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에 70대 30인 룰 하에서 과연 출마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좀 더 당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힘을 더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