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 없다지만, 심사 부담”…中 반도체 장비수출 제한 촉각

입력 2022-10-09 15:57 수정 2022-10-09 15:58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공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향후 첨단 공정을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들은 이번 제재에 적용을 받는 첨단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장을 지금처럼 가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향후 첨단 공정을 도입하는 데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미국 상무부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조치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첨단 기술 수출 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생산 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면 ‘거부 추정 원칙’에 따라 수출이 사실상 전면 통제 된다.

다만 생산 시설이 외국 기업 소유인 경우 개별적 심사로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향후 공장을 증설하고 새로운 장비를 반입할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참고자료를 내고 예외적 허가 절차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산업부와 미 상무부 간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산하 수출통제 워킹그룹을 정례 협의 채널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아 있는 과제는 한미 양국 정부가 건설적인 결론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삼성은 각국 정부와 협의하여 중국 공장이 원할하게 운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개별 허가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를 “자유무역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수출 통제 조치는 비 미국 기업으로 제한범위를 대폭 확대해 중국과 정상적인 무역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