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가던 성인이 무너뜨리고 간 쓰레기 더미를 묵묵히 정리한 초등학생이 구청장 표창을 받았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 7일 서곶초등학교 4학년 조상우군(9)에게 구청장 표창인 ‘착한 어린이 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군은 지난달 26일 길거리 모퉁이에서 쓰레기 더미를 치우는 영상으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한 누리꾼이 ‘인천 꼬마 영웅을 칭찬한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제보 글을 통해 전해졌다.
누리꾼 A씨는 퇴근길이었던 이날 오후 6시쯤 인천 서구 빈정내사거리 앞에서 신호 대기 중에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길을 걷던 한 남성은 모퉁이를 돌다 그곳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와 부딪혔다. 스티로폼은 바닥에 나뒹굴었지만 남성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때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남자 어린이가 자전거를 멈춰 세운 후 쓰레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는 양손으로 자신의 몸집만 한 스티로폼 상자를 차례로 정리해 똑바로 세워뒀다. 정리를 마치고는 양손을 털고서 쓰레기더미가 쓰러지지 않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A씨는 “야무지게 물건도 척척 (정리하고) 진짜 너무 예쁘더라”며 “(스티로폼 쓰레기를) 치고 간 어른 때문에 내 얼굴이 붉어졌다. 같은 어른으로서 낯부끄러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은 되지 말자”며 “아이 때문에 훈훈한 퇴근길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제보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되자 서구는 담당 행정복지센터 등을 수소문해 조군을 찾았다.
조군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기쁘다”며 “부모님이 평소 말씀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우리 동네와 이웃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