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결국 ‘하루 200만 배럴 감산’…원유 공급량 2%↓

입력 2022-10-06 10:04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오는 1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폭이다.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2% 수준이 줄어드는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만 상당수 회원국이 현재 생산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외신들은 이번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3.20달러로 최근 2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OPEC+는 지난 회의에서 10월 하루 1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산유국들이 내세운 감산의 명분이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은 이날 회의에 앞서 산유국들에 원유 감산을 강행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오전 출근시간대 I-395 도로에 차량이 가득한 모습. 연합뉴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문제로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OPEC+의 감산 결정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및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는 가운데 나온 OPEC+의 근시안적인 감산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의 국제 공급을 유지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은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고통을 받는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가장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11월에 전략비축유 1000만 배럴을 추가 방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