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 나가기 전 초등학생 갓길에 있음.’
한 운전자가 저녁 무렵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던 초등학생을 발견한 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에 보낸 문자였습니다. 이 초등학생은 실종 신고된 상태였고, 해당 운전자의 신고로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여러분 저 잘한 거 맞죠? 한 아이를 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을 작성한 A씨는 지난 4일 전북 정읍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서대전IC 방면에서 한 초등학생 아이가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책가방을 등에 멘 채 신발주머니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아이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6시50분쯤이었습니다. A씨는 “날도 어둡고 아이가 어두운 옷을 입어서 진짜 잘못하면 죽겠구나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와 함께 있던 직장동료는 112에 신고했고, A씨는 한국도로공사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는 오후 6시51분 ‘서대전ic 나가기 전 초등학생 갓길에 있음’, 오후 6시52분 ‘서대전ic랑 안영ic 합수부 지점 초등학생 있음’이라고 두 차례 문자를 보냈습니다.
A씨의 연락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상황실 연결을 위해 위치를 확인했습니다’라는 문자가 곧바로 돌아왔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곧바로 A씨의 위치를 확인했고, 주변 CCTV로 아이가 있던 장소를 찾아냈습니다. A씨의 재빠른 신고와 한국도로공사 측의 적절한 대응으로 자칫 사고를 당할 수 있었던 아이를 무사히 구해낸 셈입니다.
A씨는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울컥했다”며 “경찰관이 아이를 잘 인계해 부모님 집으로 보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슴 철렁했다”며 “진짜 아이가 다칠까 너무 걱정했는데 경찰이 신고한 후에 사고처리 결과를 알려줬다. 저 잘한 거 맞죠?”라고 말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아이 한 명을 구한 건 지구를 구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A씨를 칭찬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들도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감동이 몰려온다” “엄지 척”이라며 그의 선행을 치하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