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이 가져온 긴장완화가 ○○을 부추긴다?

입력 2022-10-05 18:38 수정 2022-10-06 13:35

“코로나19라는 긴 겨울이 끝나갈 때 우울증 환자들이 삶의 희망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할까봐 매우 걱정이 됩니다.”

자살을 두고 교계 전문가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도 안타깝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5일 통계청의 ‘2021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1만3353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보다 158명이 늘었다. 올해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한국의 평균 자살률은 10만 명당 23.6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11.1명)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통계도 있다. 연령별 사망원인 가운데 10대부터 30대까지 고의적 자해가 1위, 40~50대는 2위, 60대는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3.6명으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안해용 라이프호프 사무국장은 “엔데믹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긴장상태에 있던 사회가 여유를 되찾으면서 유보된 자살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교회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교회들은 자살 예방과 생명 존중 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는 교회 내 ‘시냇가 상담센터’를 만들어 교인들과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마음 돌봄 목회’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정식 출범한 상담센터는 현재까지 120여명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센터장인 김창환 목사는 “10대부터 80대까지 상담 연령이 다양하다”며 “개인의 심리(우울·불안·분노)적인 문제와 관계 문제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는 올해 6월 '마음 돌봄 목회'의 일환으로 '시냇가 상담센터'를 열었다. 시냇가 상담센터 제공

이어 “자살 충동을 겪어 방문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과거부터 내재해 있던 분노와 우울 등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터져 나오면서 (자살률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도림감리교회(장진원 목사)는 자살 유가족을 위해 교회 내 ‘로뎀나무교회’를 독립적으로 만들었다. 유가족들이 편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다. 동시에 교인들을 대상으로 생명 보듬 교육도 이어오고 있다. 장진원 목사는 “최근 (한국교회 내에) 자살 예방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말씀과 성경적 가치관을 접목한 생명 존중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