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도 강릉에서 미사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군 당국의 늦은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며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주문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전날 저녁 한·미연합군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의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 미사일은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낙탄했다”며 “이로 인한 폭발과 섬광은 많은 강릉 시민과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병기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며 “낙탄 경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부터 해야 한다. 기계적 결함인지, 운용의 문제인지 검증에 검증을 더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의원은 특히 낙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군에서 ‘훈련 상황’이라는 안내를 하지 않는 점에 대해선 “재난 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여전히 사고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 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릉은 군과 민이 함께 지켜온 대한민국 군사 요충지로 1996년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40여명의 사상자 가운데에는 민간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며 “국방부와 공군은 군사요충지 강릉에 대해 더욱 각별하게 신경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우리 공군이 북한 도발에 대응, 4일 오후 11시쯤 동해를 향해 발사한 현무-1 지대지미사일 1발이 기지 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지만 상황에 대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밤새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군은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으나 큰 폭발음과 화염이 강릉 시내권까지 목격됐다.
온라인에서는 각종 추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커뮤니티 등에는 “제트기 소리가 들리더니 폭발음이 들렸다” “너무 무서운 소리가 난다” “방금 뭔가 하늘로 올라가더니 폭발소리” 등의 글이 쏟아졌다. 동시에 강릉 지역에 거대한 화염과 함께 연기가 자욱하게 보이는 영상이 속속 등장했다.
주민들은 강릉시청과 소방서 등에 문의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기사 하나 없다. 막고 있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들도 다수 올라왔다. 낙탄으로 인한 화재 상황에 대해선 5일 오전 합동참모본부의 발표 이후에나 관련 정보가 공개됐다.
합참은 “전날 밤 공군 제18전투비행단(18비) 인근 사격장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에 도발에 대한 대응 사격차원에서 한·미가 각각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와 현무 미사일 각 2발씩을 해상으로 발사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무-2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으로 낙탄됐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