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전쟁 위협 사태를 언급하며 “대북 핵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안보는 입으로만 외치는 평화가 아니고 철저하게 군사 균형을 통한 무장 평화”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핵전(쟁) 위협사태는 앞으로 세계 비핵화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밖에 없는 사태”라면서 “한반도 북한 핵전력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향을 다시 정해야 하는 가늠자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 조약식 연설에서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과거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핵무기를 사용한 전례를 거론했다. 또한 같은 달 21일에도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국가와 국민 방어를 위해 분명히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며 거듭해서 핵 사용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구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는 세계 제3위의 핵탄두 보유국이었으나 넌-루가 법안과 미·영·러 합작으로 안전보장을 약속받고 핵무장을 해제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안전보장을 약속했던 러시아 침략과 핵공격 위협에 직면해 있고 이를 방어해줄 미·영은 러시아 핵 위협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평했다.
넌-루가 법안이란 미국 상원의원인 샘 넌(Sam Nunn)과 리처드 루가(Richard Lugar)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법안으로, 구소련 붕괴 후 남아있던 핵무기, 생물무기, 화학무기 등을 폐기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홍 시장은 “과연 북이 고도화된 핵전략으로 미 본토 공격과 일본 본토 공격을 천명하고 우리를 핵으로 공격한다면 그때도 미·일 확장억제전략이 우리의 안전보장을 위해 북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동안 홍 시장은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9월 2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미국 ICBM을 우리가 공유하겠다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대륙 간 탄도가 아니고 북의 핵미사일”이라며 “나토식의 전술핵 배치, 핵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해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외교대전환’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선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한 나토식 핵공유 체제 구축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공약한바 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