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CEO) 증강현실(AR)을 미래를 주도할 기술이라고 평가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개념이 모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매체 ‘브라이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반면 AR에 대해서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심오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며 “AR로 교육을 하거나 시연하고, 의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과거에 인터넷 없이 어떻게 자랐을까’라고 궁금해하듯 미래에는 우리가 AR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쿡은 실제 세계에 이미지나 배경을 겹쳐 몰입감을 높이는 AR의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쿡의 발언은 그동안 애플이 보여온 행보와도 일치한다. 애플은 메타버스와 관련된 계획은 단 한 번도 발표한 적 없지만, AR·가상현실(VR) 헤드셋은 개발 중이다.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태도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월 에릭 슈밋 구글 전 CEO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된 것은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스냅챗의 CEO 에번 스피걸도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모호하고 가정적이다”라고 한 반면 AR에 대해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한 다른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도 메타버스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