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괌 미군기지’도 훌쩍 넘기는 중거리미사일 쐈다

입력 2022-10-04 18:16 수정 2022-10-04 18:19
북한이 4일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사진은 올해 1월 30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화성-12형의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진 것은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괌 미군기지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반도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오는 미국 전략무기들이 배치된 괌 미군기지를 겨냥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500㎞, 고도 970㎞, 최고 속도는 음속 17배인 마하 17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화성-12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은 올해 1월 30일 같은 장소에서 화성-12형을 발사했다. 당시엔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약 800㎞로 조절했다.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약 4500㎞)는 발사지점 자강도에서 괌 미군기지까지의 거리(약 3500㎞)를 가뿐히 넘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전략 폭격기·스텔스 전투기 등 미군 첨단 전력이 집결한 괌 미군기지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최근 밀착하는 한·미·일의 안보협력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오는 미 전략자산의 상당수가 괌에 있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불만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북한 도발에 대응해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과 정밀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우리 공군 F-15K 4대와 미 공군 F-16 4대가 연합 편대비행에 나선 가운데, 우리 공군 F-15K 1대가 서해 직도사격장의 표적에 공대지 합동 직격탄 ‘제이담(JDAM)’ 2발을 폭격했다. 제이담은 북한의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북한이 이번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도발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핵실험 등을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핵실험 가능 상태를 유지하는 등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형 액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는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이외에 4번 갱도에서도 진입로 공사 등 핵실험 관련 활동이 증가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우진 박재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