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조성 공사비가 건설사들의 잦은 계약변경을 통해 8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입주자들이 떠안을 조성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업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가 엄격하게 계약변경을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LH와 iH로부터 제출받은 ‘검단신도시 조성공사 계약변경 자료’에 따르면 공구 조성(조경) 공사 8개에서 모두 45회의 계약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LH가 발주한 3개 공사와 iH가 발주한 5개 공사의 최초 계약금액은 3565억원이다. 이후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이 공사당 2∼11회에 걸쳐 계약을 변경했다. 덩달아 이들 공구 조성 공사에 들어간 돈도 4347억원으로 782억원 늘어났다.
계약변경을 통해 계약금액보다 공사비 인상 혜택을 가장 크게 본 건설사는 대방건설이다. LH가 발주한 1-2공구 조성 공사와 iH가 발주한 1-1공구 조경 공사를 수주한 대건설은 각각 5회, 8회의 계약변경을 통해 380억원을 추가로 벌어들였다.
쌍용건설이 수주한 2-2공구 조성 공사는 2회의 계약변경을 거쳐 공사비가 468억원에서 562억원으로 94억원(20.09%) 상승했다.
iH가 발주한 1-1공구 조성 공사는 무려 11회에 걸친 우미건설의 계약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135억원이나 높아졌다.
동부건설이 수주한 iH의 2-1공구 조성 공사와 3-1공구 조성 공사는 각각 4회, 5회의 계약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108억원 증가됐다.
계약변경을 통한 공사비 상승은 검단신도시 공구 조성 공사뿐 아니라 관련 연결도로 공사, 전기 공사, 군 현대화사업 공사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인천 대곡동∼불로지구 연결도로 공사비는 2회에 걸친 대성베르힐건설의 계약변경으로 10억원, 검단 단지조성 전기(1-1단계) 공사비는 4회에 걸친 케이에프이의 계약변경을 통해 19억원 증가했다.
건웅건설산업은 군 훈련장 현대화사업 조성 공사에서 3회의 계약변경으로 공사비 37억원을 증액시켰다.
이들 계약변경 주요 사유는 관리청 요구사항 반영 외에 대부분 물가 변동, 설계변경(공법 변경 및 현장 여건 반영), 계약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반영 등으로 분석됐다.
허 의원은 계약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을 건설업계 관행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최저가 낙찰로 일단 공사를 수주한 뒤 계약변경을 통해 수익을 보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 의원은 또 검단신도시의 사업시행자인 LH와 iH를 비판했다. 계약변경이 잦다는 것은 사업시행자가 공사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사전 검토 체계를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허 의원은 앞으로 계양테크로밸리 등 3기 신도시 조성 공사가 대대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검단신도시 조성 공사의 설계변경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와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를 올려줘 결국 조성원가가 상승하고, 그 부담은 분양받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엄격하게 계약변경을 관리감독해야 할 LH와 iH가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계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합리적인 설계변경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설계변경은 공사착공 후 현장여건 및 상위계획 변경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되고 있다”며 “설계변경 최소화를 위해 심사와 감사를 강화하고 투명하게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