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 8마리가 DMZ 내 자연의 품으로 방사된다.
강원도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는 14일 오전 11시 방산면 두타연 DMZ 일원에서 산양 8마리를 방사한다고 4일 밝혔다. 두타연 일원은 바위와 활엽수림 등이 분포해 있고 먹이자원이 풍부해 산양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방사하는 산양은 센터에서 증식한 암컷 2마리와 수컷 6마리다. 이번 방사는 지난해 10월 DMZ에서 4마리를 처음 방사한 후 두 번째다.
산양·사향노루센터는 차량 운송 중 산양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넓은 나무 이송 케이지를 준비해 산양을 옮기기로 했다. 방사되는 산양의 목에는 발신기를 부착해 2년 동안 관찰을 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생태학적 데이터는 DMZ 일원에 서식하는 산양의 행동권 분석 등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산양은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가파른 산악지대에 주로 사는 산양은 한때 매우 흔한 동물이었다. 하지만 서식환경 파괴, 무분별한 밀렵 등으로 인해 강원도 양구와 화천, 경북 울진, 봉화 등 일부 지역에 10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명은 10~15년가량으로 1년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양구군은 멸종위기에 처한 산양을 보호·증식하기 위해 2007년 동면 팔랑리 일대 17만5237㎡ 면적의 자연 암벽지대를 산양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이 일대에 산양·사향노루센터를 조성해 2009년 7월 처음으로 산양을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곳은 탈진이나 상처를 입어 구조되거나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개체 교류를 통해 인계받은 산양을 보호‧증식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47마리의 산양을 보호 중이며 8마리가 방사되면 39마리가 남는다.
조재운 산양·사향노루센터장은 “산양의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해 다른 지역의 산양과 개체 교류도 이어오고 있다”며 “산양을 예전처럼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증식과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