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미흡한 3분기 차량 인도량을 공개하고 주가를 8% 넘게 끌어내렸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자 미국 뉴욕 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인 테슬라의 주가 급락에도 나스닥지수는 10월 첫 장을 마감한 4일(한국시간) 연저점(1만565.14)을 뚫리지 않고 상승 마감했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에서 8.61%(22.85달러) 떨어진 24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의 반등을 역행한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은 예상을 밑돈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이 34만3830대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24만1000대)보다 42% 늘었지만,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집계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37만1000대에 미치지 못한 숫자다. 미국 텍사스와 독일 공장의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이 차량 인도량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테슬라는 “늘어난 생산량을 소화하기 위해 시행한 운송 과정의 변경 때문”이라고 인도량 감소 원인의 배경을 설명했다. 생산량에 미치지 못한 운송량이 인도량 감소에 일시적인 영향만을 미쳤다는 얘기다.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생산량은 36만5923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약 23만8000대)보다 50% 이상 늘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실망감이 이날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테슬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일 뉴욕증시 본장을 마감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인공지능(AI)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외장을 장착하지 않고 몸체의 부품·전선을 밖으로 드러낸 옵티머스는 무대로 걸어 나와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하지만 외장을 장착한 제품은 아직 인간의 이족보행을 완전하게 구현하지 못해 테슬라 직원들에 의해 무대로 들려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완전하게 걸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수주 안에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양산체제에서 가격을 2만 달러(약 2880만원) 이하로 내려 3~5년 안에는 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머스크는 전망했다. 머스크가 제시한 옵티머스의 예상가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 Y’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2. 영국 ‘부자 감세’ 계획 철회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도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66%(765.38포인트) 오른 2만9490.8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9%(92.81포인트) 뛴 3678.43에 마감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반등이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일 1만575.62에 마감돼 연저점까지 불과 10.48포인트 차이로 다가갔던 나스닥지수는 이날 239.82포인트(2.27%) 회복해 1만815.44로 도약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시작된 올가을 하락장에서 다우지수, S&P500지수와 다르게 연저점을 경신하지 않았다.
뉴욕증시의 반등을 이끈 건 영국 정부의 ‘부자 감세’ 계획 철회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집권 보수당 연례총회 이틀째인 지난 3일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콰텡 장관의 성명을 공유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450억 파운드(약 72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영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경제권 중앙은행의 강한 긴축 국면에서 이런 감세안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정부의 감세안 총액에서 ‘부자 감세’에 해당하는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의 비중은 20억 파운드(약 3조원) 안팎이라고 분석했다.
3. 팰로턴 인터랙티브 [PTON]
미국 홈트레이닝 운동기구 제조기업 팰로턴 인터랙티브는 이날 나스닥에서 7.79%(0.54달러) 급등한 7.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팰로턴은 지난 3일 미국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와 제휴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팰로턴이 미국 내 5400곳의 힐튼 계열 호텔에 자전거를 설치할 것”이라며 “힐튼 계열 피트니스센터에 팰로턴 자전거가 최소 1대씩 공급되고 ‘힐튼 아너스’ 회원에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권 90일치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보도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