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기념식에 방영된 영상에 중국군 무기가 포함된 해프닝이 벌어졌다.
군은 뒤늦게 실수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국방부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응 능력을 과시하고 미래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기념식 후 지상파 방송 3사 등의 생방송에 포함된 ‘국군의 결의’ 영상에는 우리 군의 각종 무기가 소개됐다.
이 영상에서 육군의 태세를 과시하는 모습과 함께 장갑차가 등장했는데, 해당 장갑차는 중국군 보병 전투차(ZSL-92)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에서는 장갑차 가운데에 붙어있는 붉은 마크 등이 눈에 띄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소개 관련 게시물에서 보인 장갑차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잘못된 사진이 포함됐다”면서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각 방송사에 온라인에 남아 있는 해당 부분의 영상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기념식 말미에 군가 ‘멸공의 횃불’을 부르는 장면에서도 논란이 빚어졌다. 군가 제목과 가사를 소개하는 자막에서 ‘멸공의 횃불’이 ‘승리의 횃불’로 바뀐 것이다.
후렴구 ‘멸공의 횃불 아래 목숨을 건다’는 가사 자막에서 ‘멸공’이라는 단어가 ‘승리’로 바뀌어 표기됐다. 다만 현장에서 군가는 원래대로 ‘멸공’으로 불렸다.
국방부는 “일부 초청된 외빈 및 외국군 대표를 배려해 ‘멸공’ 대신 ‘승리’ 용어로 단어만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었을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가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을 공개해 ‘멸공 챌린지’ 동참을 시사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