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사랑상품권 축소 방향에…서울페이에 직불결제 탑재 검토

입력 2022-10-02 15:07

서울시가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페이플러스’에 시중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제공하고 있는 현금 충전 기반 직불결제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지역사랑상품권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서울페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일 서울페이에 선불 충전에 기반을 둔 직불결제 서비스와 터치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불결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처럼 계좌를 연결한 후, 필요할 때마다 금액을 충전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직불결제 서비스가 서울페이에 탑재되면, 선불충전금을 활용해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 경우 직불결제 방식이 도입되면 선불충전금은 시 금고인 신한은행에 예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활용해 발생하는 이자를 시민에게 환급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지난해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시 공공예금에 대한 이자율은 대략 1.78%로 분석됐다.

현재 무실적 신용카드가 1% 안팎, 네이버페이가 선불 충전 결제 시 최대 2.5%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보통 상시적립 대신 행사를 통해 포인트를 환급한다. 시가 적정한 수준의 환급안만 내놓는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페이가 터치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면, 오프라인에서의 범용성도 높아질 수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에서 QR코드나 바코드를 통한 결제만 가능해 오프라인에서는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시가 이처럼 서울페이 플랫폼 활용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는 정부가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축소를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을 포함할 예정이지만, 올해보다는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100만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서울페이도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 이에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서울페이의 사용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 추가 혜택까지 제공되면 고물가 상황에 놓인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금고와 선불충전금을 활용해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은 부서 협의나 조례 개정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검토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으며,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등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