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두고 유통 ‘빅3’ 치열한 눈치싸움

입력 2022-10-02 12:53

광주시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과정에서 ‘핫 이슈’가 된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 롯데, 현대 등 국내 유통 빅3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복합쇼핑몰 윤곽을 담은 제안서 제출시기와 투자 규모 등을 둘러싸고 저마다 물밑에서 손익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복합쇼핑몰 조성사업의 첫 단계인 제안서 접수를 시작했으나 한달이 가까운 아직까지 이를 제출한 유통업체는 한곳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 대도시 가운데 광주에만 없는 대형 복합쇼핑몰은 여가와 쇼핑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그동안 지역 젊은 세대 등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복합쇼핑몰 유치전에 불을 지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7월 초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뛰어넘는 ‘더현대 광주’를 임동 전남·일신 방직 부지에 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두달이 되도록 제안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최근 7명이 숨진 현대프리미엄아웃렛 화재 사건으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은 더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건립보다는 광천동 광주신세계 확장을 추진하는 데 우선 주력하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광주 유스퀘어(버스터미널)와 인접한 백화점 면적을 4배 늘려 ‘광주신세계 Art&Culture Park’로 전환하기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공식 발표를 통해 상권 활성화의 주춧돌이 될 복합쇼핑몰 광주 진출을 가시화한 신세계,현대와 달리 롯데백화점은 우치공원 패밀리랜드 부지를 현장실사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롯데는 동물원과 놀이시설 등이 노후된 우치공원 패밀리랜드에 서울 롯데월드보다 큰 테마파크를 건립해 대전 이남의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신중히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촌공단 롯데칠성 부지, 어등산 관광단지 등도 복합쇼핑몰 부지로 함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는 중이다.

대통령과 광주시장 공약으로 제시돼 이목을 끌었던 복합쇼핑몰 제안서 제출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투자규모가 천문학적인데다 정부·지자체 지원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만큼 제안서를 먼저 냈다가 특혜시비에 휘말릴 경우 여론전에서 득보다 실이 오히려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복합쇼핑몰 제안서를 가장 먼저 제출해 선점효과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거쳐 실현 가능성과 완성도가 높은 계획을 후순위로 발표할 것인지 유통 빅3가 탐색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광주시는 이와 관련, 대한민국 넘버원 복합쇼핑몰, 시민이 공감하는 ‘꿀잼 도시’' 관광기반 구축, 소상공인과 공존·지역상권과 조화, 정부 지원 요청, 투명성·공정성에 기초한 시민공감 등 5대 추진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사업제안서 접수 기한을 정하지 않은 탓인지 유통 빅3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골목상권을 최대한 보호하는 범위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을 반드시 유치해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