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도 요금 현실화율 75%대 추락…40% 인상 검토

입력 2022-10-02 12:07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인천시 제공

인천의 수도 요금 현실화율(원가 대비 요금)이 75%대까지 추락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앞으로 4년간 수도 요금을 4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75.86%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가 전망한 올해 1㎥당 수도 생산원가는 859.9원, 요금은 652.31원이다. 낮은 수도 요금 현실화율에 맞춰 상수도사업본부의 올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29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인천의 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9년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보상에 따른 감면 등으로 77.95%까지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다시 76.41%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동안 상수도사업본부는 2019년 375억원, 2020년 305억원, 지난해 3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80% 미만인 특·광역시는 70.23%의 서울과 인천뿐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급수 수익 외 특별한 수익 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2014년부터 수도 요금을 동결시킨 것을 현실화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과 인구 유입을 통해 급수 수익이 늘어나더라도 감가상각비 및 물가 상승에 따른 총괄원가 증가로 당기순손실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당기순손실이 반복되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도 요금 인상을 통해 현실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급수공사비 현실화 등을 거치면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사업본부가 최근 중장기 경영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내년 7월부터 4년간 10%씩 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2026년부터 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나왔다. 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26년 90.05%까지 올라간다.

앞으로 수도 요금 인상 여부는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의 추가적인 논의·검토 등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손실 등으로 발생한 상수도사업본부 차입금의 원금 상환 시점이 오는 2027년이라서 수도 요금 인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 다만 인천시는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수도 요금 인상 결정을 내년으로 미룬 상황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4년간 10%씩 단계적으로 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 등을 가정해 재정 상태를 추정한 결과 2026년부터 당기순이익으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왔다”며 “최종 수도 요금 인상 여부는 다른 제반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