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은 1일 오전 봉사자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는 이날 19번째 ‘연탄 나눔 재개식’을 진행했다. 따듯한 겨울을 위한 연탄 나눔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연탄은행은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경제불황, 연탄은 밥이 되다’라는 주제로 300만장의 연탄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경제불황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연탄은 밥과 같은 생존의 에너지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캠페인은 내년 3월까지 진행된다.
연탄 한 장 가격은 800원이다. 한 가구가 긴 겨울을 보내기 위해 1100여장, 한 달에 200여장의 연탄이 필요하다. 연탄은행은 올해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연탄 300만장 나눔을 목표로 한다. 재개식이 끝난 후 100명의 봉사자들은 3개조로 나눠 30가구에 총 45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봉사자들은 등에 진 지게에 연탄을 가득 싣고 각 가정에 연탄을 배달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은 연탄을 나르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20년째 연탄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심재용(49)씨는 “힘들어도 어르신들의 따듯한 겨울을 위해 도와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기복 목사는 “전국적으로 2만여 가구가 연탄을 필요로 한다”며 “서울은 1600여 가구가 연탄이 없으면 겨울을 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사마을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평균연령은 80세로, 대부분 노인성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해 추위에 많이 약하다”며 “작은 관심이 어르신들의 겨울을 지켜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탄은행은 해외 봉사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에 연탄은행을 세워 연탄 나눔과 도로 건설에 힘쓰고 있다.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인 탓에 아이들은 매일 흙길을 걸어 다닌다. 연탄은행은 내년 3월 시공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허 목사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K·K 연탄길’을 만들어 온정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