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버스 기사가 심폐소생술로 길가에 쓰러진 학생의 생명을 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5시 16분쯤 서광여객 소속 승무원 엄원섭(34·사진) 씨는 한 여고생이 울산 남구 신정동 모 아파트 정류장 인근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남성을 심폐소생술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학생 한 명이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고, 그 뒤에는 또래로 보이는 학생 세 명이 서 있었다.
엄씨는 상황을 목격하고 주저 없이 버스에서 내렸다.
그는 여학생의 응급조치에 이어 3~4분간 맥박을 확인하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학생은 이내 호흡하며 의식을 되찾았다.
엄씨는 119 구급차가 도착한 뒤에야 버스로 복귀해 운행을 재개했다.
당시 엄씨의 선행은 울산시 시내버스 불편신고 접수처에 “928번 버스 승무원이 큰일을 했다”며 칭찬 전화가 오면서 알려졌다.
응급차를 운행한 경력이 있는 엄씨는 평소 버스회사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학생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엄씨는 “승객의 말을 듣고 남학생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학생이 무사히 회복됐는지 궁금하고, 먼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던 여학생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