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업계에서 매각 전망이 제기된 해운사 HMM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처럼 지금 바로 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HMM 매각과 대우조선의 매각은 별개의 사항”이라며 “각 기업의 가치, 해당 산업이 놓인 환경 등에 따라 매각 시기와 형태는 다르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HMM이 관계부처 협의 없이 매각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며 “HMM 민영화의 원칙은 분명하지만 시기는 신중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HMM 정상화 정도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선복량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완전 정상화에 몇 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보금 등이 많아 현금 흐름 자체는 좋다. 분명한 것은 외국 사모펀드에는 매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해운업 호황이 끝나가는 만큼 내년이 지나면 매각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매각은 현금 보유력·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지, 해운 운임만 고려할 것은 아니다. 주가 등을 고려하면 내년이 지나도 팔 수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HMM은 2010년대 해운시장 불황으로 경영권이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대우조선 매각 계획을 발표하자 다음 민영화 대상이 HMM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MM은 산은이 지분 20.69%, 한국해양진흥공사 19.96%, SM그룹 5.52%, 신용보증기금 5.02%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공공 보유 지분이 45.67%인데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비율은 74%까지 올라가게 된다.
조 장관은 지난달 대통령 보고 브리핑 때 “HMM이 흑자가 계속 나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며 민영화 방침을 밝혔었다.
조 장관은 해운 운임과 관련해서는 하방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던 운임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조 장관은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 글로벌 선복량 증가로 운임이 하방 안정화될 것”이라며 “현재 운임은 여전히 평균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현금성 자산이 축적된 만큼 우리 선사들이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