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가운데,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권고안을 꺼내 들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의장에게 정치공세를 한다”며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이 민주당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 의장을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국회의장 사퇴권고안 제출 예고에 대해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라며 “사퇴권고안 같은 것이 국회에서 처리될 일도 없고 그런 전례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진 원내수석은 “그저 국회의장에게 정치적 공세를 가해보겠다고 하는 그런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혼자 밥을 먹은 것을 문제 삼는 의견에 관해선 “대통령이 현지에 가서 아침 식사를 꼭 상대국 인사들과 함께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혼자 밥을 먹었다고 해서 외교 참사라고 이야기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전날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을 안건으로 올린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노력했어야 했는데 처음부터 민주당이 윤석열정부 발목잡기에 당력을 집중하는 데 국회의장이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미 민주당이 정한 로드맵 가운데 충실히 역할을 이행해가는 과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안건을) 상정 안 할 수도 있고 국회의장으로서 발언할 수도 있지 않으냐. 그렇게 하면서 여야를 아우를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문재인 정권이 비정상화시킨 대미·대일 관계를 상당히 이른 시간 내에 정상화해가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너무나 굳건해지고 있고, 어제(29일) 해리스 부통령이 재확인해줬듯 마땅한 해임 사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전 김 의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