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저지른 죄 깨달아”…일본성공회 주교 통큰 사과

입력 2022-09-29 19:09 수정 2022-09-29 19:10
송태원(왼쪽에서 두 번째)씨와 한상복(맨 오른쪽)씨가 29일 서울 중구 서울주교좌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관구설립 30주년 감사 성찬례과 및 기념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관구 설립 30주년을 맞은 대한성공회가 29일 서울 중구 서울주교좌교회 대성당에서 ‘대한성공회 관구설립 30주년 감사 성찬례과 및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대한성공회는 1992년 영국성공회로부터 관구 지위를 획득했다. 관구는 성공회 조직의 근간으로, 개신교로 따지면 교단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관구 설립은 대한성공회가 독립 조직으로 인정받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관구 설립 이전에는 영국성공회 캔터베리 소속이었다. 관구 설립 이후 대한성공회는 독립된 지위를 갖게 됐다. 한국에는 현재 1개 관구가 있다.

감사성찬례는 박동신(오네시모) 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기념 행사에서는 ‘출판 축복식’이 진행됐다. 대한성공회는 최근 영국성공회 초기 신학자인 리차드 후커의 ‘교회체제의 법에 관하여’와 초대 관구장 ‘김성수 주교 헌정 문집’을 출간했다.

김성수 초대 한국 관구장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주교좌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관구설립 30주년 감사 성찬례과 및 기념 행사’에서 축도를 하고 있다.

일본성공회 루카 무토 켄이치 수좌주교는 최준기 대한성공회 교무원장이 대독한 축하서신에서 “일본성공회는 (대한성공회와의) 교제를 통해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일본과 일본교회가 저지른 죄와 잘못을 깨닫게 됐다”며 “양국 간 관계가 불안정해도 교회는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전해왔다.

30년 전 관구 설립을 위해 힘쓴 이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시간도 가졌다. 43년간 성공회 출판사에 재직한 송태원씨와 10년간 대한성공회 역사연구를 위해 헌신한 한상복씨가 주인공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수 초대 한국 관구장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 주교는 “관구 설립은 주교를 서품할 때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며 “(대한성공회가) 캔터베리 대리가 아닌 대한성공회의 이름으로 주교 서품을 줄 수 있게 된 기념적인 사건”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10년간 대한성공회 역사연구를 위해 헌신한 한상복씨가 29일 서울 중구 서울주교좌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관구설립 30주년 감사 성찬례과 및 기념 행사’에서 감사패를 수여받고 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