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尹 IRA 우려에 “법률 집행과정서 해소방안 챙겨보겠다”

입력 2022-09-29 16:38 수정 2022-09-29 16:45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제외를 규정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양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IRA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되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85분간 이뤄진 해리스 부통령과의 접견에서 IRA와 관련해 한국 측의 우려를 전달하며 이같이 대화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밝혔다.

현직 미국 부통령이 방한한 것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접견에서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고, 군사 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주 런던과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 한·미 동맹 발전 방향에 대해 긴밀히 합의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동맹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한국 내 논란에 대해서 미국 측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깊은 신뢰를 갖고 있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정상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필요 시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던 사항도 재확인했다. 유동성 공급장치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과 함께 유동성 공급장치의 발동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또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표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한·미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응 조치를 긴밀한 공조 하에 즉각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2023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한 윤 대통령의 방미 계획 세부 일정을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