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프고 불안하고… 광주, 스마트폰 중독 심각

입력 2022-09-29 12:20 수정 2022-09-29 15:06

광주시민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을 받는 공익단체 스마트폰쉼터가 최근 5년간 중독프로그램 이용 건수를 집계한 결과다.

29일 스마트폰쉼터에 따르면 일상생활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이 늘면서 사회적 신체적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적절한 사용시간을 훌쩍 넘겨 사용했다가 중독성 해소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용 건수(과의존 치료)는 최근 5년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 중독은 우선 개인의 고립과 단절을 초래하는 사회성 저하 등 대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뿐만 아니라 목과 척추 디스크 등 신체적 질환을 직·간접적으로 유발한다는 게 정설이다.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손에 없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면 중독 현상 초기라고 자가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충동을 억제하기 힘든 유아·청소년 등의 경우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이 같은 부작용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늘어나는 스마트 보급에 맞는 사용법 교육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스마트폰쉼터를 찾은 스마트폰 중독프로그램 이용 건수(과의존 치료)는 2018년 2275건에서 2019년 3275건, 2020년 3609건, 2021년 3777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 8월 말 기준 2724건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추세는 스마트폰이 편리한 삶의 수단을 넘어 중독성 매개체로 이미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방송 매체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6834명(만 13세 이상 남녀) 중 70.3%가 스마트폰을 필수적 매개체라고 답변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97%로 대부분 스마트폰을 선호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92%와 85%, 40대와 50대 84%와 70%로 스마트폰이 필수라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 중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은 10명 중 7명꼴인 69.5%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하루평균 이용 시간은 전 연령대에 걸쳐 170.3분, 3시간 이상이었다.

스마트폰 중독은 개인의 삶에서 스마트폰이 다른 가치나 도구보다 우선되면서 자율적 조절능력을 상실하는 현상이다. 신체·심리·사회적 행동에 부정적 결과를 경험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심각한 중독 현상에 빠져들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 현상은 두드러진다.

스마트폰쉼터는 전체 중독프로그램 이용자 중 유아·청소년이 2018년 1188명, 2019년 1550명, 2020년 1764명, 2021년 1922명, 2022년(1~8월) 144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가에 스마트폰 시청을 통한 놀이문화가 급속히 퍼진 데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로 인해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의 중독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스마트폰쉼센터는 청소년 등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2009년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 중이다.

센터 측은 중독 상담자를 유아·아동·청소년·성인으로 구분하고 기초진단과 심리검사를 거쳐 일반 사용자군과 잠재적 위험사용자군, 고위험 사용자군으로 분류해 전문상담사를 통한 치료·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쉼센터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뉴스나 유튜브 등을 보는 시민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과의존 현상이 전 연령층에서 뚜렷하다”며 “유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