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해 “참 비참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따른 논란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그냥 대통령이 현지에서든, 돌아와서든, 바로 사과하면 대충 끝나겠지 이렇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저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올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 이후 비속어 보도에 대한 진상규명을 강조하고, 대통령실이 최초 보도한 MBC에 보도 경위를 밝히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강경한 반격 태세를 보이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난 처음에 소위 녹음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으면, 아무리 그런 게 입에 배었어도 왜 저렇게 잘 들키나 (싶었다)”면서 “체리 따봉도 들키고, 그런데 또 들키면 얼른 사과하고 끝내야지. 요즘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좀 불쌍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논란이 된 ‘바이든’ ‘날리믄’ 부분에 대해 “바이든으로 확실하게 들리더라”면서 대통령실 대응에 대해 “지금 완전히 유신 5공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국민을 너무 참담하게,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원래 윤 대통령하고 평소 술자리를 많이 가졌던 사람들이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아주 상당히 상식적인 사람이고 나름대로 정의감도 있고 그러니까 서슬 퍼런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그렇게 대들다가 좌천하고 쫓겨 다니고 유랑 생활을 했던 사람이 왜 저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들을 한다”고도 했다.
진행자가 ‘정치권에 있는 분 중에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재차 묻자 “정치권이든 아니든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술을 한 100번, 그동안 20여년에 걸쳐 적어도 50번 이상은 먹었다는 사람들이 ‘윤석열(대통령)이 왜 저러지’한다”라면서 “이번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서 하는 모습을 보고 다들 아주 의아해한다”고 전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이 공세적인 기조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 “가령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으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거, 그렇게 넘어갈 (것을), 무슨 엄청난 재앙이 올 것 같은 공포심을 가졌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