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이상적인 것을 많이 말했다”며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론’을 꺼내들었다. 최소한의 삶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하는 기본적 삶을 국가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기본사회론의 골자다.
이런 이 대표의 주장을 주 원내대표가 비판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연설 내용에 관해 “세상에 공짜가 없는데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 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 정상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번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규정한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선 “국가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교 활동을 하는 장관에게 불신임 낙인을 찍는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헌도 제안했다.
이 대표는 4년 중임제 외에도 결선투표 도입,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생명권·환경권·정보기본권·동물권 도입, 직접 민주주의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산하 개헌자문특위를 구성한다니 그 논의를 거치고 그 다음에 내부적으로 개헌 의견을 정리할 것”이라며 “4년 중임제는 여러 여건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제도다. 어느 시점이 되면 개헌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연설에서 줄곧 기본을 외쳤지만 그 어디에도 기본이 없는 연설이었다”며 “이재명식 포퓰리즘인 ‘기본소득’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돌고 돌아 또다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정권의 실패한 정부주도성장으로 지금 나라 곳간은 비어 있고, 막대한 국가부채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이라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기본이 없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정치의 기본인 민생 살리기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