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왕조 시절의 주역이었던 ‘영원한 캡틴’ 오재원(37)이 은퇴를 결정했다.
오재원은 28일 자신의 SNS에 ‘은퇴식 예고글’을 올렸다.
오재원은 “이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 떠나는 길을 더 캡틴(the captain)으로 갈 수 있게 해주신 박정원 회장님께 감사하다”며 “10월 8일 뭉클한 마음으로 배웅을 받고 싶은 주장의 마지막 명을 팬들께 전한다. 그날 웃는 얼굴로 인사드리겠다”고 적었다.
오재원은 “그날 오지 않는 사람, 배신이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산 구단도 “오재원이 은퇴한다. 팀의 마지막 경기인 10월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오재원은 지난 4월 2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5월 19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에 출전하지 않았다.
오재원은 2007년 두산에 입단했고 올해까지 16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면서 1군 1570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기록했다.
오재원은 넓은 수비범위와 넘치는 승리욕, 악착같은 허슬 플레이로 두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3회 우승(2015, 2016, 2019년)하는 동안 오재원은 팀의 핵심 내야수로 뛰었다.
오재원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도 달았다.
오재원은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0-3으로 끌려가던 9회초 안타를 뽑아냈다. 오재원의 안타가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이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후 9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의 타구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기도 했다.
타구가 아쉽게 잡혀 아웃됐지만 오재원은 타격 직후 시원한 ‘빠던’(배트를 던지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재원은 “은퇴를 결심하니 여러 순간이 떠오른다. 기쁜 장면, 아쉬운 장면 모두 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셨던 ‘최강 10번타자’ 두산베어스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시작을 허락해주신 박정원 회장님 이하 두산 베어스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시작을 두산 베어스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 팀을 떠나도 끝까지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며 ‘영원한 두산인’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10월 8일 정든 잠실구장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