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추럴 와인; 취향의 발견

입력 2022-09-27 17:39 수정 2022-09-27 17:54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내추럴 와인에 대한 얘기가 오르내린 건 이미 몇 해 전의 일이다. 와인도 쉽지 않은데 또 ‘내추럴 와인’이라니.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가까이 하기엔 먼 그대’ 같은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다. 유기농 와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숙취가 없는 와인 이라는 설명 속에 내추럴 와인 마니아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몇 년 사이 와인 분야의 ‘힙’한 주류로 자리 잡게 된 내추럴 와인에 대해 제대로 알려줄 책이 출간됐다.

내추럴 와인은 최근 들어 주목 받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와인의 대량 생산시대가 열리기 이전 수천 년간 이어온 양조 기술이며, 그 다양성과 온전한 생명력을 살려 지금 시대에 맞게 복원되고 있는 개념이다. 그간 상업적인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멸종되어가던 옛 품종들의 독특한 맛과 향을 내추럴 와인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아 사라져가던 ‘재미있는’ 맛과 향의 양조법들이 보존되고, 그 자체로 포도밭에서 수천 년간 함께 자라온 각 지역의 자연 허브와 생명들을 함께 자라게 할 수 있다.

저자인 ‘내추럴보이’ 와인 숍 정구현 대표는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찐’으로 통한다. 고려대학교 재학 중 와인 중앙 동아리 ‘소믈리에’를 만들어 회장을 지냈다. 대학 시절부터 유럽 현지 와이너리들에서 일하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공부를 해왔다. 한국 최대 내추럴 와인 행사인 ‘살롱 오’에 첫회부터 전회 참석하였으며 지금까지 150여 곳이 넘는 현지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해온 와인 전문가이다.

<내추럴 와인; 취향의 발견>은 내추럴 와인의 계보와 역사부터 내추럴 와인 농가와 소비자들까지 방대한 정보를 전부 소개하고 있다. 가히 ‘내추럴 와인의 기본 교과서’ 같은 책이라 부를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퀄리티의 내추럴 와인 명가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는다.

정구현 지음. 몽스북. 2만2천원.

김지훈 기자 d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