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뻥치고 보험금 타갔다”… 사기 혐의자 168명 수사

입력 2022-09-27 16:35

아마추어 골퍼가 국내 골프장에서 홀인원에 성공할 경우 축하 만찬 비용이나 축하 라운드 비용 등을 보상해주는 일명 ‘홀인원 보험’에 대해 다수의 사기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실제로는 홀인원을 하지 않고 가짜 홀인원 비용 영수증을 제출하는 식으로 부당하게 돈을 받아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홀인원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사기 391건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보험사기 혐의자는 모두 168명이고, 부당하게 수령한 금액은 10억원 상당에 이른다. 금감원은 홀인원 횟수가 많거나 보험금 수령액이 많은 자 등을 조사대상자로 우선 선정한 뒤 허위 비용 청구 등이 의심되는 경우를 경찰청에 통보했다.

허위 영수증 제출이 대표적인 적발 사례다. 취소된 카드 영수증이나 허위의 현금 영수증을 보험회사에 제출하고 보험금을 타내는 방식이다. 특정 설계사가 모집한 계약자들이 같은 가게에서 결제한 내역이 여럿 확인됐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지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수증을 제출한 경우도 적발됐다.

반복적으로 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타간 사례도 사기가 의심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는 6일 사이에 홀인원을 2회 성공했다. 특히 1차 성공 후 5일 뒤에 새로운 보험에 가입했고 다음 날 2차 홀인원에 성공했다. 통상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0.008% 정도의 확률로 홀인원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금감원은 A씨가 허위로 홀인원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의심한다.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시행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 수사 결과를 금감원과 공유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자가 캐디 등과 공모해 보험회사에 허위로 발급받은 홀인원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실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청구하는 등 행위는 보험사기에 해당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