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행방불명자 유골, 신원 밝혀져…20대 화순 청년

입력 2022-09-27 14:40
2019년 12월 20일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에서 검경,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이 옛 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을 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262기 가운데 5·18 행방불명자로 잠정 확인된 인물은 전남 화순에 살던 20대 청년으로 밝혀졌다.

26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5·18 단체 등에 따르면 신원이 잠정 확인된 해당 유골은 전남 화순에 거주하던 만 23살 청년 A씨였다. 여동생과의 유전자 검사(SNP·단기 염기 다형성)를 통해 99.9% 혈연관계가 확인됐다.

광주광역시 충장로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1979년 9월 방위병 복무를 마치고 고향인 화순과 광주를 수시로 오가며 왕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5월 항쟁이 한창이던 1980년 5월 24일 1시쯤 화순에서 광주로 넘어가 오후 11시쯤 처제를 만난 것으로 기록됐는데 그 사이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처제를 만난 후 당시 충장로 또는 금남로를 뜻하던 ‘시내’를 간다며 길을 나섰다가 연락이 끊겼고, 큰아버지가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이후 42년 만에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에서 발견된 유골 중 하나로 나타난 것이다.

조사위는 유전자 분석을 교차 검증해 유골이 A씨라는 사실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한 A씨가 사라진 80년 5월 24일은 계엄군이 시내에서 철수한 날임을 토대로 A씨의 사망 경위와 매장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굴된 유골 1구가 518 당시 행방불명자 1명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의해 42년 동안 철저하게 은폐됐던 역사적 진실이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광주시는 5·18 진실규명과 함께 암매장으로 희생된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내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으며,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국과수와 함께 신원확인 작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5·18 조사위와 검찰과 경찰 등 관계기관들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관련 합동수사기구를 구성하고 첫 논의를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합동수사기구에는 5·18 조사위, 광주지방경찰청, 법무부, 광주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시, 광주 북부경찰서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