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강세가 국제유가와 뉴욕 증권시장의 에너지 기업 주가를 끌어내렸다. 엑슨모빌, 셰브론 같은 석유‧천연가스 기업의 2%대 하락이 뉴욕증시의 약세를 부추겼다. 27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만9260.81로 329.60포인트(1.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655.04로 38.19포인트(1.03%)씩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1만802.92까지 65.00포인트(0.60%)로 낙폭을 다소 좁혔다.
1. 국제유가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3달러(2.58%) 밀린 배럴당 76.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장을 마감한 지난 1월 4일 76.08달러를 기록한 뒤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까지 1달러도 남지 않았다.
유가 하락을 이끈 건 달러화 강세다. 영국 파운드화 급락으로 ‘강달러’ 국면이 계속되면서 지난 24일 5.69%나 떨어진 WTI 가격은 이날 낙폭을 확대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틀간 8%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유로, 엔(일본), 파운드, 캐나다달러, 크로나(스웨덴), 스위스프랑의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1시45분 현재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집계에서 113.693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금융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달러 인덱스 급등과 위험자산 축소로 유가는 지난 23일부터 상당한 침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에너지 부문에서 변동성이 계속되고 단기적으로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고, 시장이 침체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며 “중국이 (코로나 봉쇄에서) 경제를 재개하면 침체에 따른 수요 파괴가 상쇄될 수 있다. 이는 국제 원유 시장을 매우 긴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2. 엑슨모빌 [XOM]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은 미국의 대형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카리브해에서 미국 동남부로 상륙해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조지아주를 휩쓸 것으로 예상되는 허리케인 ‘이안’이 석유 시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세계 시가총액 14위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2위) 다음의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엑슨모빌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6%(1.77달러) 하락한 83.98달러에 장을 마쳤다. 셰브론은 2.63%(3.81달러) 떨어진 140.96달러, 영국 석유 기업 쉘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2.72%(1.31달러) 밀린 46.8달러를 기록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선택을 받은 미국 석유·천연가스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57.88달러까지 1.45%(0.85달러)만 하락해 낙폭을 최소화했다.
3. 아마존닷컴 [AMZN]
빅테크 기업도 피하지 못한 뉴욕증시의 하락장에서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닷컴은 이날 나스닥에서 115.15달러로 1.2%(1.37달러) 상승했다. 다음달 11~12일 할인행사 ‘프라임 얼리 액세스 세일’을 개최한다고 지난 26일 발표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아마존닷컴은 2015년부터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프라인 얼리 엑세스 세일’ 행사를 개최해왔다. 올해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지난 7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연간 2차례 개최를 결정했다. 미국, 영국, 프렁스, 독일, 중국을 포함한 15개국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