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실내마스크, 유행 안정되면 다같이 벗어야”

입력 2022-09-26 16:03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령별 독감, 코로나19 발생 추이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26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올해 하반기 들어 4차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 300만여명에 불과한 만큼 많은 이들이 다음 유행인 ‘7차 유행’ 가능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 면역력이 낮은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 단장은 이날 코로나19 특별대응단 브리핑에서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의견이 모이지 않은 만큼 사견을 전제로 “7차 유행을 가늠할 수 없지만 준비는 항상 좋은 것이고, 재난 대비는 언제나 다소 과잉되게 하는 것이 미비한 대응보다 훨씬 낫다”며 실내마스크 해제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는 7차 유행이 지나가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일시에 다 같이 벗어야 한다. 그래야 혼선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계적 해제가 아닌 ‘일시 해제’ 를 제시했다.

그는 “영유아 언어발달 때문에 영유아부터 벗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언어발달은 중·고등학생에게도 중요하고 대학생 때까지도 계속된다”며 “아이들은 벗는데 어른들은 못 벗느냐는 등의 (혼선)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는 어느 시점을 잡아 일시에 해제하는 것이 훨씬 혼선이 줄어든다는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단장은 “7차 유행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세게 올 것인가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것은 면역력”이라고 했다. 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 90% 이상이 항체를 갖고 있다고 나왔지만, 항체를 보유한 것과 실제 면역능력은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 7월 1일 이후 4차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약 300만명이고, 7월 1일 이후 여름 재유행(6차 유행)에서 확진된 사람은 620만여명이다. 여기에 더해 중대본이 추정한 미확진 감염자는 310만명 규모다.

정 단장은 “7월 1일 이후 접종·확진된 1500만여명은 실질적 면역력이 4∼5개월 유지돼 올해 연말 내로는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7차 유행을 선도하거나 7차 유행 시 확진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5차 유행(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추정되는 숨은 감염자까지 포함해 2300만명이 코로나19를 앓고 면역을 갖고 있었지만 불과 3월 정점 4개월 후인 7월부터 6차 유행이 시작됐다”며 “전 인구의 절반 정도가 이미 앓아서 면역이 있는데도 6차 유행은 오고 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또 BA.1.2 변이를 주 타깃으로 개발된 개량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현재 유행 변이인 BA.5를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불과 몇 달 전에 많은 사람이 앓았다고 해서 그다음 유행이 없다는 보장은 없다”며 “면역능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희망적이지만 7차 유행의 시기와 규모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고, 7차 유행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정 단장은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요양병원 대면 면회 재개 등 추가 방역 완화와 관련해선 “자문위가 요양병원 면회는 좀 더 개방해야 한다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입국 후 1일 내 검사 의무는 좀 더 안정되면 풀어도 되는 부분이라 조만간 결정 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