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여아가 학원 버스 안에서 또래 남아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YTN에 따르면 A양(7)은 두 달 전 학원 여름캠프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같은 학원 남자 아이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양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A양이 지목한 아이들은 B군(7)과 C군(8)이었다. 버스에서 A양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었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젓가락 손(검지)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똥침도 했고, 소중이에도 똥침을 했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B·C군이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A양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더 괴롭히겠다는 말에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고 한다. A양 어머니는 “(B·C군이 딸에게) ‘가방을 빼앗아 가겠다’ ‘가방 안에 있는 과자를 뺏어 가겠다’고 했다는데 이건 협박”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양 부모는 학원을 찾아가 B군과 C군에게 “나쁜 행동을 한 게 맞느냐”고 직접 추궁했고, 아이들은 “그렇다”며 문제 행동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B군과 C군을 법적으로 처벌할 방법은 없었다. A양 부모가 잘못을 인정한 녹취를 증거로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경찰에선 아이들이 10살 미만 범법소년이라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B군과 C군 부모는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며 A양 부모에게 사과했지만,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부모는 민사소송을 통해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형사법상 소년범은 나이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14살 이상 19살 미만인 ‘범죄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을 지녀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10살 이상 14살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이 없어 형사 처벌이 불가하다. 10살 미만 소년범은 ‘범법소년’으로 형사 처벌은 물론 보호처분도 내릴 수 없다.
범법소년의 성추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9년 경기도 성남시 어린이집에서도 5세 여아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또래 원아에게 성추행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도 성추행한 아동이 10세 미만 범법소년이라 사건은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2년간의 소송 끝에 어린이집 원장과 가해 아동의 부모가 피해 아동 부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부모에게는 자녀 감독 의무가 있고, 원장 역시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판단이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