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이용자 소송 시작…"동료에 칼 꽂는 기분"

입력 2022-09-25 17:25 수정 2022-09-26 01:28
지난 23일 '우마무스메 리콜소송대표인단'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한다. 게임사를 상대로 한 이용자들의 단체 환불 소송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우마무스메 리콜소송대표인단’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이용자 대표 김성수씨를 포함한 총 201명이 소송에 나서 20만원씩 카카오게임즈에 청구할 예정이다. 소송 가액은 총 402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법원에는 소송자 대표 2명이 변호인단과 법원 문을 두들겼다. 변호인단은 대한변호사협회 게임-엔터테인먼트 전문으로 등록된 이철우 변호사, 법무법인 LKB 신재연 변호사, 양태영 변호사로 구성됐다.

지난 23일 '우마무스메 리콜소송대표인단'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신재연 변호사는 소장에 ▲게임의 미숙한 운영으로 인해 게임 이용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 ▲게임 서비스를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한 정신적 손해 등의 요구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게임 업체들이 이용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해당 업체들에 경종을 울리는 소송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간 이용자들은 일본 서버와 한국 서버의 재화 지급상 차별과 주요 이벤트에 대한 늦은 공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왔다. 공지 지연으로 유료 재화를 구매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증언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왔다.

변호인단은 손해액 산정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신 변호사는 “정신적인 손해 배상이 인정되고 위자료 청구까지 가능한지가 의미 있는 쟁점”이라며 “소송을 통해 게임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가지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이기려고 소송한다”며 “이용자가 만족할 수준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콜 영수증을 모은 김씨는 현재 소송 금액 4020만원에서 추가 청구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총 7100통을 취합했으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잘 안 되어 실질적으로 명단에 넣은 것은 더 적다”며 “서류를 먼저 보낸 200명부터 소송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모은 영수증 7000통을 모두 계산할 경우 약 80억까지 소송 금액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카카오게임즈가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했었다. 그는 “만회할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아 슬픈 기억으로 남았던 간담회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마무스메는) 애착이 있던 게임이고 주식까지 샀었다. 주주들의 거부감을 살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여기서 결정을 하지 않으면 더 게임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렇게 일을 저질렀다”며 “원래 신뢰했던 기업과 함께 게임을 즐기던 동료에게 칼을 꽂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마무스메 담당 본부장 교체, TF 설치 등으로 간담회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정진솔 인턴 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