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제주지역에서도 초등학교 저녁 돌봄교실이 시범 운영될 전망이다. 제주지역 돌봄 운영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짧다는 지적이 나오자 폐기했던 공약을 다시 시행키로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초등돌봄교실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초등돌봄교실 중 제주도만 오후 5시 이후 운영 교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가 오후 7시까지 저녁 돌봄을 시행 중이고, 이 중 서울과 부산 등 8개 시도에서는 저녁 7시 이후 돌봄까지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제주지역은 돌봄교실을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는 유일한 지자체로 나타났다.
전체 돌봄교실 수는 242개실이었다. 도내 전체 초등학교 수는 114교로, 이마저도 학교당 2개 교실을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제주도교육감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후보 시절 ‘초등 돌봄교실 오후 8시까지 운영’을 주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당선 이후 추진 공약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저녁 돌봄공약은 폐기되고, 교실 증실과 안전 돌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주지역의 미흡한 초등 돌봄교실 운영 현황이 논란이 되자 김광수 교육감은 24일 관련 문제를 지적한 김한규 국회의원과 만나 시범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제(24일) 각 초등학교에 저녁 돌봄 수요를 묻도록 공문을 발송했다”며 “현재 돌봄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시내 과대학교를 중심으로 최소 20개교 이상 시범 운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등 돌봄교실은 맞벌이 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에서 돌봄 전담사를 고용해 아이들을 보살피도록 한 제도다.
학원비 부담을 덜고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어 맞벌이 부부들에겐 필수적인 교육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내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61.4%는 맞벌이가구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맞벌이가구는 46.3%였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