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과 관련해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언제나 정면돌파 해야 한다.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고, 일은 점점 커진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발언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면서 논란이 된 발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 발언 중 비속어 ‘XX’ 부분을 ‘FXXXers’라고 번역하며 해당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짧게 만난 후 미국 의원들을 모욕하는 말이 우연히 포착됐다”며 당시 발언을 자세히 전했다.
가디언 역시 ‘한국 대통령이 여왕 장례식과 UN에서의 실수로 비판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으며 해당 기사의 부제는 ‘런던에서의 무례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 후 욕설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외에도 가디언은 지난 23일 “한국의 대통령이 조 바이든과 대화 후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포착됐다”며 당시의 순간과 해당 음성이 담긴 영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 후보가 되면 나라가 혼란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작금의 나라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무슨 큰 국가적 난제로 논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프닝과 가십만 온통 나라를 뒤덮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애초 선출할 때부터 정치에 미숙하다는 것을 알고 선택하지 않았나. 기왕 선출했으면 미숙한 점은 고쳐 나가고, 잘하는 거는 격려 하면서 나라를 정상화 시켜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